뽑지 않는 칼의 무서움 - 2


 지난번 뽑지 않는 칼의 무서움 칼럼을 쓰고 며칠 뒤 다음과 같은 일이 일어났다. 


 '에버랜드 CB' 대법 전원합의체 회부

 대법원 진상조사단 신영철 대법관 재판개입 인정

 
 여간 다행이 아닐 수 없다. 법원 내부의 판사들의 여론이 큰 작용을 하였다고 한다. 그분들께 고마움을 표한다. 

 칼럼을 쓰고 난 뒤 아내로부터 다음과 같은 지적을 받았다. 취지가 적절하고 내용도 그만하면 마땅한데 비유가 어색하다는 것이다. '압력을 행사하되 보이지 않게 은근히 했어야지, 왜 그리 아마추어처럼 대놓고 했느냐?'는 말로 들릴만하다는 것이다. 글을 공교로이 쓰려고 애쓸 것이 아니라 알기 쉽게 쓰면 좋겠다는 조언을 주는데, 옳은 말이라 변명의 여지가 없다. 하여 오해를 피하고자 부연으로 몇마디를 더 붙인다. 


  뽑지 않는 칼의 위력은 그 위엄에서 온다. 위엄은 올바름에서 오니, 올바름은 삿(邪)되지 않고, 삿(私)되지 않다. 마음이 삿된 후에 그 행실이 삿되니, 그때 칼은 칼집 속에서도 이미 빛을 잃는다. 칼이 예리함을 잃으면 뽑지 않고는 벨 수가 없는데, 뽑힌 후에는 더 이상 칼이 아니다. 뽑지 않으면 벨 수가 없고, 뽑으면 칼이 아니니, 오로지 올바름으로 제 위엄을 삼을 때 그 칼이 비로소 심검(心劍)이 된다.  

by 박태웅 | 2009/03/17 11:12 | 칼럼 모음 | 트랙백 | 덧글(0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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